아파트 공화국인 우리나라.
단독주택이 아니고서야 층간소음이라는 표현, 그에 따르는 정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라는 10년도 더 된 드립처럼
아래층에 사람이 산다. 또는 위층에 사람이 산다. 는 생각이 있으면 배려를 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만약 당신의 위에 사는 사람이 배려가 없고, 곱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반응이 시답지 않다면...
'복수'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놀랍게도 혹은 당연스럽게도 '층간소음'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이런 게 뜬다.
층간소음 해결방법, 복수, 스피커, 경찰신고, 신고 등등.......
올해 3월에 이사를 오기 전에는 윗집에 사는 사람이 진정한 파티 피플이었다.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에 있는 빌라였는데 옆 동에서도 A4지에 인쇄해서 붙일 만큼 위력적인 사람이었다.
잠귀가 어두운 나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옆집에서 사주를 하더라.
"층간소음 스피커를 하나 사서 틀고 싶다. 협조 좀 해달라."라고......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정중하게 거절했고 옆집과의 관계는 거기까지였다..
네이버 쇼핑에 '층간소음 복수'라고 검색하면 상품이 몇 개나 나오는지 아는가?
'20년 11월 초 기준으로 187개가 나온다.......
리뷰 1,741건
구매건수 1,102건
찜하기 2,033건
등록일로부터 30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저런 수치가 나온다니 대단하지 않나?
도를 지나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거겠지.
우퍼 방식에 비해 윗집 소음은 키우고 사용자 측 소음을 줄인 쉐이크본 '골전도 방식'이라고 상품설명에 적혀 있다...
거기에 '이동이 쉽기 때문에'라는 셀링 포인트 어필까지.... 장사 참 잘하는 판매자다.
"어떤 음원이 효과적일까?"라는 잠재적 구매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음원의 종류와, 효과적인 음원이 업로드되어 있는 사이트까지 적어두었다. 링크
해당 주소에 가보면 '층간소음 연구회'라는 카페 링크까지 연결되어 있다.
실로 꼼꼼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해당 네이버 카페에는
- 층간소음 법과 현실
- 층간소음과 귀트임
- 층간소음과 참 교육
- 층간소음과 사람 상대
등의 메뉴 혹은 글도 있는 것으로 보아
본인이 처했던 불편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단한 사람이다...
나도 1, 2년 안에 장사/사업을 시작하려고 준비 중인데
이렇게 니치한 마켓을 개척했다는 점은 배울만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온건한 분들을 위한 상품도 있다.
걷기, 달리기는 되지만 참는 게 잘 안 되는 어린 영유아가 있는 집은 매트를 깔아 두어도
애가 통제가 안 된다. 그런 경우에는 부모도 스트레스를 받고, 정말 미안해하기도 하더라. (친구의 사례)
이 친구는 정말 점잖은 사람인 것이 '층간소음 양말'을 구입해서 윗집에 선물했다고 한다.
가격대도 스피커보다 저렴하고.... 본인의 인격, 성숙함을 뽐내기에 더 좋은 선택지다.
그리고 상품수가
층간소음 복수 (187건) vs 층간소음 양말 (6,036건)
인 걸 보면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인류애가 남아 있는 게 아닐까?
층간소음 스피커 검색 결과가 1,714건
인 걸 보면... 그래도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희망을 가져도 될 것 같다.
방문하여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이 뒤따르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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